가상화폐,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구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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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투기적인 측면에서 화제가 됐었던 가상화폐. 개발도상국의 경제 구제나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 난민 구제에도 이용되고 있다. 여기서는 개발도상국에서의 DASH/Stellar/OmiseGo를 살펴보고 Bitnation의 난민 구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등 이 분야에서 가상화폐의 역할을 살펴본다.

 개발도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상화폐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에서는 불안정한 정치/사회 정세, 외국의 영향을 받아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2018년 터키의 통화인 ‘리라’나 아르헨티나의 통화인 ‘페소’가 큰 폭으로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경제를 재건할 때는 지역 공동체나 동맹, 경제적 연계가 있는 나라나 국제사회, IMF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민은 가능하다면 보상을 미국 달러 등 외화로 받거나 소유 중인 자국 통화를 외자로 바꿔서 자산을 지키고자 한다. 그런데 2017년 후반 짐바브웨에서는 외자가 아니라 가상화폐로 바꾸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 때문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가상화폐 버블이 있었던 때에 선진국 이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에는 모바일 디바이스가 많이 보급되어 있어 국민 다수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를 배경으로 휴대폰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가 폭넓게 보급되고 있다. 휴대통신사업자 업계 단체인 GSMA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시점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휴대폰 계약자가 44%에 달하고 휴대폰을 이용해 돈을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135개의 모바일 머니 서비스가 39개국에서 전개되고 있다. 케냐의 Safaricom과 남아프리카의 Vodacom이 2007년에 시작한 SMS 이용 금융 서비스 ‘M-Pesa’는 이 분야의 선구자다. 케냐에서 서비스를 시작하여 아프리카와 인도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2009년 비트코인이 사용된지 약 10년이 지나, 제1세대 금융 서비스에 이어 가상화폐를 이용한 거래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구체적 예로서 Dash의 짐바브웨이나 베네주엘라에서의 인플레이션 경제 구제, unbanked라고 불리는 은행계좌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Stellar, OmiseGo, Bitnation(PAT) 거래를 살펴보자.

 하이퍼 인플레이션 경제 구제, 창업가 지원 

2017년 11월, Dash는 짐바브웨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경제 구제를 발표했다. 2014년 XCoin으로 탄생하여 Darkcoin으로 개명된 후 그 다음해에 Dash로 개명되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18년 10월 기준 시가총액은 11,450억 원으로 13위다.

Dash는 익명성 높은 가상화폐로 언급될 때가 많지만, 세계 최초의 자율분산형 조직(DAO :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으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만하다. 새롭게 발굴되는 Dash의 10%는 Treasury라고 불리는 기금에 기부되고, 투표로 전 세계에서 제안된 프로젝트에 투자된다. 이 구조도 Dash 자체와 마찬가지로 자율분산적으로 기능한다.

Dash의 기금에서 55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Kuvacash는 짐바브웨 출신인 제임스 사루케라 씨가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2017년 11월에 Dash와의 파트너십 하에 짐바브웨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제임스 사루케라 씨에 따르면, 짐바브웨에서는 자국 통화보다 미국 달러의 신용도가 높다. 은행에서 관리되지 않는 미국 달러가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으며 짐바브웨 사람들은 더러워진 지폐를 깨끗하게 세탁해서 10~20%의 이윤을 남기고 판매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제임스 사루케라 씨는 지불, 거래, 미국 달러로 환전을 취급하는 무료 모바일 앱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의 관리에서 벗어나서 고액으로 거래되는 미국 달러의 유통을 줄이고 투명성 있는 유통 시장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미래에는 유저 자신 고유의 휴대폰 번호를 가지고 메시지를 송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는 짐바브웨 특화형 가상화폐 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하이퍼 임플레이션이 현재 진행형인 베네주엘라도 Dash의 큰 시장이다. Dash 코어그룹의 CEO인 리안 테일러 씨는 한 인터뷰에서 ‘기존의 800개나 되는 사업자가 Dash 지불을 받아들이겠다고 사인했다’고 언급했다. Dash 기금의 투자 이력에는 베네주엘라 컨퍼런스에 투자, Dash와 베네주엘라의 통화를 비트코인을 통하지 않고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 투자, Dash를 베네주엘라의 유저나 사업자에게 보급시키는 이벤트 투자 등 베네주엘라에 관한 것이 많다. 리안 테일러 CEO는 베네주엘라에서의 경험을 살려 인플레이션율이 높은 다른 나라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접근 

개발도상국 지원이라는 관점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간과할 수 없다. UN의 SDGs에서도 빈곤을 없앤다는 목표에서 이 부분을 얘기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은 전 세계에 걸쳐 17억 명에 이른다. 한편 휴대폰이나 인터넷의 보급에 의해 디지털 방식의 금전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보유한 사람의 비율은 개발도상국에서는 2014년에서 2017년 사이에 57%에서 70%까지 증가했다.

모든 사람이 은행계좌를 가질 수 없는 배경에는, 기존의 은행 서비스에서는 소액 계좌를 유지하는 비용을 산정하기 어렵고 송금할 때 송금액 대비 수수료가 너무 높아진다는 점이 있다. 또 사회정세가 불안정한 나라에서는 출생증명 등 ID가 없는 사람들에게 계좌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Mt. Gox나 국제 송금을 취급하는 Ripple을 창업한 가상화폐 분야 연쇄창업자인 Jed McCaleb가 이끄는 Stellar는, 극소액의 저금이나 수수료가 거의 무료로 국경을 넘는 신속한 송금이 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은행에 제공하고자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국의 스타트업 Omise는, 은행계좌 보유율은 낮지만 모바일 디바이스가 많이 보급되어 있는 동남아시아에서 이더리움 기반의 가상화폐 ‘OmiseGo’로 금융 포섭을 진행하고 있다. OmiseGo는 방콕을 거점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미 타이의 모바일 기업 다수가 결제수단으로 OmiseGo를 도입했다고 한다. 금융 포섭이란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었던 사람이나 사업자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자립분산형 국가’를 목표로 하는 Bitnation은 국가에서 쫓겨나 난민이 된 사람들에게 ID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비트코인을 이용한 Visa 직불카드를 제공했다. 이 활동은 2017년 UN교육과학문화기관 파트너인 Netexplo의 Netexplo Awards를 수상했다.

 가상화폐를 통한 개발도상국 지원, 향후 어떻게 될까? 

여기에서 소개한 가상화폐를 통한 개발도상국 지원 활동은 바텀업(Bottom Up)이고 속도감 있는 개혁을 초래하는 것이지만, 국가나 법규제, 기존 금융 서비스와는 대립보다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짐바브웨에서는 중앙은행에서 가상화폐 금지령을 내렸고 최고재판소에 의해 이 결정이 옹호되는 등 가상화폐를 둘러싼 환경은 아직 불안정하다. 그러나 Kuvacash는 중앙은행에게 라이센스 취득을 했고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서도 라이센스를 취득해 정식으로 시장에 접근하는 듯하다. Stellar는 국제 송금을 하는 Ripple 창업자에 의한 조직인 만큼 은행이나 결제 서비스와도 빈번하게 협업한다. Omise는 태국의 정부기관과 디지털 ID를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향후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에서 가상화폐가 하이퍼 인플레이션 대책이나 금융 서비스의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모바일만으로는 불충분할지도 모른다. 법정통화의 송금을 중개하는 Stellar는 조금 다르지만 Dash나 OmiseGo같은 가상화폐의 경우는 이용자가 이 가상화폐를 갖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경제권(생태계)이 있어야만 한다.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이들 가상화폐를 가질 수 있도록 이벤트나 온라인에서의 무료배포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제 구제 역할로서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국에 침투하는 가상화폐에 대해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경제권 구축 방법이나 가상화폐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사회적 시책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는 투기 이외의 가상화폐 이용 사례들에서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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