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스타트업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사례 5

0

대기업 같은 인프라나 기반이 없는 스타트업의 블록체인 비즈니스 사례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여기에서는 머지않아 제품이나 서비스의 실용화를 완수할 스타트업 5개사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ICO를 완료한 프로젝트 다수가 2019년에 실용 단계에 들어가 있다.

 Robot Cache : 디지털 게임의 중고 판매, 부정 방지 

스페인에 거점을 둔 Robot Cache는 2018년 1월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동사는 디지털 게임 판매 플랫폼의 구축을 목표로 하여 이 업계 최대 플랫폼인 Steam에 도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게임 판매는 소니나 닌텐도도 각자의 플랫폼을 이용한 판매 전략을 갖고 있어 승기를 잡기 힘들어 보이는 영역이다. 그런 상황에서 Robot Cache 같은 스타트업이 무기로 할 수 있는 것은 ‘유저와 메이커 쌍방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담한 아이디어’다.

Robot Cache의 최대 특징은 디지털 게임 판매 플랫폼에서 중고 게임 매매를 실현하고자 하는 점이다. 중고 게임의 매매는 가정용 게임기가 등장했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친숙했던 일종의 문화나 다름없다. 하지만 현재 주류가 되고 있는 디지털 게임은 다운로드하여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편리하지만 놀이가 끝나면 자신의 디바이스나 콘솔 안에 저장되므로 재활용될 일은 거의 없다.

또 디지털 게임의 중고 판매가 곤란했던 이유는 부정 근절을 위한 기술적인 제약과 메이커의 권리 보호에 있다. 디지털 게임은 패키지 게임보다 부정한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매매되는 게임이 위법으로 취득된 데이터가 아닌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중고 매매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이다. 디지털 게임의 중고 매매가 실현되면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으므로 지금보다 더 쉽게 중고 매매가 가능해진다. 그 결과, 게임 메이커 입장에서는 신품 게임을 판매할 기회가 줄어들어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Robot Cache는 디지털 게임의 중고 매매를 둘러싼 이 두 가지의 문제를 블록체인을 이용해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우선 동사의 플랫폼에서 매매되는 게임의 데이터에 블록체인을 이용해 부정한 조작이나 복제를 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Robot Cache에서 중고 게임 매매가 성립되었을 때는 그 매출에서 게임 메이커에게도 이익을 배분하는 구조를 도입한다. 이것은 게임의 데이터가 부정하게 취득된 것이 아니라는 신뢰가 확립되어야만 실현되는 것이다. 가령 부정하게 취득된 데이터가 매매되었을 때 메이커에게 이익이 생기게 되는 시스템이라면 문제가 될 소지가 명백하다. Robot Cache는 중고 게임의 매매가 유저와 메이커 쌍방에게 이익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게임 회사가 어느 정도로 이 아이디어에 찬성해줄지에 대한 문제다. Robot Cache는 지금까지 동사의 플랫폼에 참여하는 게임회사를 착실하게 모아왔다. 2018년 12월 시점에서 이미 22개사, 700개 이상의 게임이 론칭과 함께 구입 가능해진다고 발표했다. Robot Cache는 투자사인 Millennium Blockchain에게 최대 700만 달러의 옵션을 붙이고 3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Robot Cache가 유저를 위해서만 디지털 게임의 중고 매매를 가능하게 하고자 했다면 게임 메이커에게 이 정도로 지지를 얻진 못했을 것이다. 기존에 중고 게임 매매에서는 이익을 얻을 수 없었던 메이커에게도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발상이 자체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은 중소 메이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메이커와 유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 이것이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게임 업계에 도전하고자 하는 Robot Cache가 준비한 솔루션이다. 사실 중고 매매나 전매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은 소매업의 제왕인 월마트가 진행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Robot Cache는 스타트업의 스피드감을 살리고 있다.

 Civic : 개인인증, 나이 확인이 가능한 자판기 개발 

Civic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진행 중인 블록체인 개인인증(ID)보다 비교적 작은 규모로 개인인증 시스템의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ID 발행을 받을 때는 여러 가지 서류를 준비하여 정부 기관에 제출하고 ID를 수령하기까지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또 ID의 유효기한이 끝나면 갱신 수속을 위해 마찬가지의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Civic은 그런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높은 보안과 저렴한 비용으로 ID 인증이 가능한 에코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개인인증의 장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Civic이 제시하는 이용법이다. Civic은 글로벌 블록체인 이벤트인 Consensus2018에 참가하여 ‘빌딩의 자판기’를 전시했다.

Civic의 무료 앱을 이용해 블록체인 상에 개인정보를 기록하고 자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나이 인증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21세 이상의 참가자에게는 자판기에서 무료로 맥주를 뽑을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와 매체의 눈길을 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Civic이 반복해서 ‘온디맨드’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포인트다. 어디까지나 민간기업에 의한 개인인증 시스템이지 정부를 대신해 개인인증을 하는 프로젝트는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거대 화두가 아니라 손쉽게 개인인증을 실행한다는 매우 심플한 아이디어인 것이다.

Civic은 2017년 6월 ICO를 완료하고 3,300만 달러를 조달했다. 2018년에 ICO는 큰 붐이었지만 사실 그 시기에 ICO를 누군가가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한 프로젝트는 거의 없었다. Civic은 그 프로젝트의 컨셉대로 열린 자세로 자금 조달에 임했고 순식간에 목표액을 달성했다.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나 제품뿐 아니라 세간의 주목을 모으는 방법도 참고할만하다.

 VeChain Thor, Tael : 유통 & 소매, 짝퉁 제품 식별 

VeChain Thor와 Tael은 각각 다른 프로젝트이지만 공동으로 중국을 거점으로 블록체인을 유통과 소매업에 이용하고자 하고 있다. 상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생산자에서부터 유통, 소매점에 이르기까지 제품에 관련된 모든 관계자의 정보와 제품이 취급되는 방법을 블록체인 기반의 칩에 기록해 나감으로써 생산지 위조나 가짜 제품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VeChain Thor와 Tael은 비슷한 컨셉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지만 차이가 있다. VeChain Thor은 생산자에서부터 소매점까지의 트래킹에 주력하는 B2B 사업이지만, Tael은 소비자 자신이 앱을 이용해 제품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차이는 양사가 주력하는 제품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VeChain Thor는 가짜 브랜드를 배제시키는 것에 주력한다. 동사가 블록체인에 의한 제품 인증 시스템에서 첫 타겟으로 잡고 있는 것은 브랜드 상품이다. 가짜가 많은 인기 브랜드 상품에 NFC 칩을 장착하여 블록체인 상에 그 제품의 경로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것은 월마트의 ‘스마트 패키지’와 같은 발상이다.

VeChain Thor에서는 이 시스템을 제품이 진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용한다. 소매점은 생산자에서부터 유통 경로에 이르기까지 조작 불가능한 상세한 데이터를 손에 넣을 수 있으므로 가짜 브랜드 제품이 시장에 나도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Robot Cache와 마찬가지로 메이커와 소비자 양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VeChain Thor는 2017년 9월 이더리움 기반 ICO를 완료하여 200,000ETH를 조달했다.

한편 Tael이 주력하는 것은 분말우유 등의 유아용 제품이다. 중국에서는 2006년 허용함유량을 초과한 멜라민이 들어간 분말우유가 판매되어 30만 명 정도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사망자까지 나왔다. 그 후 유아용 식품의 안전성은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제품에 응용할 수 있지만 우선은 사회적으로 해결이 요구되고 있는 문제에 포커스를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Tael의 자세가 지지를 얻었다. Tael은 2017년 ICO로 1,150만 달러를 조달하고 중국 내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가짜 브랜드 상품이 나도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VeChain Thor의 목적이라면 소비자의 안심을 실현하는 것이 Tael의 목적이다. Tael은 어린아이를 가진 부모가 매장에서 안심하고 유아용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비자 본인도 중요한 플레이어로서 앱을 이용한 가짜 색출에 참여시키고자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업 목적의 완전히 다른 일례라고 할 수 있다.

 ChainLink, OpenLaw : 스마트 계약으로 법계약, 오프체인을 중개 

블록체인 기술은 조작할 수 없는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3자가 필요 없는 ‘신뢰 가능한 계약=스마트 계약’에도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처리가 복잡했던 부동산 계약 관리에 이용하는 움직임도 있어 향후 블록체인의 주요한 이용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스마트 계약을 이용한 블록체인의 법적 영역 활용에 주력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ChainLink와 OpenLaw다.

ChainLink는 오프체인(블록체인 외부)에 있는 데이터와 블록체인 내의 스마트 계약을 연결하는(중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스타트업이다. 가령 ChainLink 네트워크 상에서 오프체인 은행끼리를 스마트 계약(법적 계약)으로 연결함으로써 피앳(법정통화)를 신속하게 송금할 수 있다. ChainLink는 블록체인 이전과 블록체인 이후의 세계가 있다면 그것을 연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에 니즈를 찾아내고 2017년 9월 ICO로 3,200만 달러의 조달에 성공했다.

ChainLink는 2018년 8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계약을 제공하는 OpenLaw와의 제휴를 발표했다. OpenLaw는 스마트 계약에서 법적 거래를 최초로 가능하게 한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고용계약서 등을 제공하고 있고 부동산 업자나 변호사 같은 제3자를 개입시키지 않고 계약의 주체끼리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ChainLink는 이 OpenLaw와 제휴함으로써 ChainLink의 시스템을 법적 계약 분야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된다. OpenLaw는 블록체인에서 커버할 수 없었던 ‘오프체인’의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스타트업끼리 서로 잘 하는 분야를 살려 협업함으로써 보다 큰 사업에 도전을 하고 있다.

 ODEM : 고등교육, 개인 간의 계약 & 증명서 발행 

스마트 계약을 고등교육에 이용하려는 프로젝트가 ODEM(On-Demand Education Marketplace)이다. 지금까지 고등교육이 제공되는 장소는 학교에 한정되었다. 대학이나 전문교육기관이 교육자를 채용하고 학생을 교육하며 학교가 수료증서나 졸업증서로 증명함으로써 학생이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고 또 교육자 입장에서는 학교 방침에 따르지 않는 내용의 수업은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이외에 고등교육의 유력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았다. 고등교육에는 교육을 받은 것과 교육 실시를 증명하는 신뢰 가능한 기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등장은 관리자를 통하지 않고 기록 증명을 가능케 했다. 학교라는 존재가 없어도 블록체인 상에 수료증을 기록하여 저장해둘 수 있다. 스마트 계약을 이용해 ODEM 플랫폼 상에서 교육자와 학생을 매칭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 같이 복잡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므로 마치 ‘온디맨드’로 지금 필요한 내용의 교육을 제공하고 수강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유명한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저명한 교육자에게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채용 면접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ODEM에서는 하버드대학 강사 및 컨설턴트를 비롯해 교육 관련 비즈니스맨들이 조언을 해주고 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의 개발이나 ICO는 SICOS, BlockScience 같은 전문팀에게 조언을 받는 형태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가상화폐 사업에 관용적인 스위스에 거점을 두고 2018년 3월 ICO에서 약 700만 달러를 조달했고 그 후 샌프란시스코에도 거점을 설치했다. 2019년 플랫폼 공개를 예정하고 있어 실용화가 머지 않았다.

원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등교육은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야만 하는 분야이지만, 고등교육에 포커스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드물어 ODEM은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가진 투자가들에게 주목을 모았다. ODEM은 블록체인에 의한 ‘신뢰의 확립’이라는 점에서 잠재적인 니즈를 찾아냄과 동시에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으로 댓글을 달아주세요!

About Author

국내 모바일 산업과 창업 생태계를 응원합니다. 모바일 트렌드에 대한 전문 컬럼을 기고하거나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싶으시면 연락바랍니다. 적극 수용하겠습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