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b의 급성장 이유와 동남아시아에 집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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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ab이 급성장한 이유 

Grab은 불과 2012년에 설립되었지만 동남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메가 플랫폼이 되고 있다. 단 몇 년 만에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고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한 분석이 많은데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다음과 같다.

– CEO와 COO의 조화
Grab은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되었다.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 출신인 앤쏘니 탱은 친구에게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요금이 과잉 청구되는 얘기를 듣고 온라인 배차 서비스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아이디어를 하버드대학 교수에게 상담했더니 ‘실현이 어렵다’는 부정적인 얘기를 들었지만 그는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의 비즈니스플랜 콘테스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로 돌아간 앤쏘니 탱은 하버드대학 친구였던 탱 푸이 린과 함께 온라인 배차 앱인 ‘My Teksi’를 만들었다. 그리고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로부터 첫 자금을 조달했다.

Grab 공동창업자인 앤쏘니 탱에게 있어 가장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은 COO인 탱 푸이 링의 존재라고 한다. 탱 푸이 링은 임직원들의 실제 업무를 관리하는 등 내부 관리에 철저했고, 앤쏘니 탱은 마케팅은 물론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했던 두 사람의 콤비네이션을 탱 푸이 링은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빛과 그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앤쏘니 탱은 사업가 집안의 상류계급 출신이었고 탱 푸이 링은 중류계급 출신이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토목기술자였고 어머니는 브로커였다. 각자 다른 배경과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은 CEO와 COO라는 역할을 분담했고 Grab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사업을 견인하고 지탱해왔다.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는 에피소드다.

– 하이퍼로컬 전략
Grab은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시켰다. 2018년 3월 Grab의 최대 경쟁자였던 우버가 동남아시아 사업을 Grab에게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인 Grab이 라이드쉐어링 업계의 1인자인 우버를 이겼다는 뉴스는 공유경제 세계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Grab이 동남아시아에서 성공한 배경에는 동사의 철저한 전략이 있었다.

바로 서비스를 현지의 언어나 문화에 딱 맞추는 ‘로컬라이제이션’이다. Grab의 웹 사이트를 보면 동사가 동남아시아의 각 지역 지역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다. Grab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8개국의 언어에 로컬라이즈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국 문화에 맞춘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에서는 교통 수단의 대부분을 오토바이가 담당한다. 인도네시아의 Grab 웹 사이트는 오토바이 택시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동남아시아에서 Grab의 성공은 ‘하이퍼로컬 전략=Hyperlocal Strategy’을 빼놓을 수 없다. Grab의 CTO는 지난 2018년 10월 싱가폴에서 개최된 FUTR아시아서밋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모든 나라에는 다른 특징이 있다. 다른 인프라, 다른 규제, 다른 시스템, 유저의 다른 니즈 등등 모두 같을 수 없다. 그것을 잊지 않고 각각의 시장에 접근하면 더 좋은 결과와 더 큰 혁신을 빠르게 가져올 수 있다.”

기술 부문의 탑인 CTO가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 자체로도 Grab이 로컬라이즈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실제로 Grab은 캄보디아에서는 삼륜택시인 툭툭을 대상으로 한 GrabTukTuk을 전개했고 필리핀에서는 삼륜차인 트라이시클을 대상으로 GrabTrike을 전개하고 있다.

나아가, 캐시레스화가 진행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현금 지불을 받아들이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캐시레스화의 흐름을 거스르는 전략이지만, 현금 지불은 우버에는 없는 특징으로서 현지인들에게 Grab이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되었다. 또 EU와 달리 동남아시아에서는 각국이 독자적 통화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금 지불은 ‘Grab이 우리나라에 왔다’는 인식을 유저에게 심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Grab이 동남아시아에 집착하는 이유 

탱 푸이 링 COO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열정’을 항상 강조한다. 그녀는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하고 미국에 거점을 둔 대형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에서 일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Grab의 주요 활동을 동남아시아에서 수행했다. Grab은 말레이시아에서 시작하여 싱가폴로 본사를 옮겼고 현재 Grab이 사업을 전개하는 8개국도 모두 동남아시아다.

탱 푸이 링 COO는 동남아시아에 집착하는 이유를 2가지 들었다. 첫 번째는 자신들의 ‘홈’이기 때문이다. 로컬 사람들에게 Grab이 그 나라 사람이 만든 회사라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우버가 결코 내세울 수 없는 강점이다.

두 번째는 글로벌 기업이 동남아시아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좀처럼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탱 푸이 링 COO가 이 얘기를 한 것은 2015년이다. 지금이야 동남아시아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큰 시장이고 중요한 거점이지만 Grab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2019년 1월 영국 다이슨이 싱가폴로 본사를 이동한다고 발표했다. 블랙시트의 영향이나 싱가폴의 세금제도 때문이 아니라 아시아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이 최대 이유였다. 동남아시아의 인구는 약 6억5,000만 명으로 미국의 인구 약 3억2,000만 명의 2배나 된다. 동남아시아의 경제 성장이 진행되면 될수록 새로운 수요를 전망할 수 있다.

게다가 싱가폴의 경제개발청은 IT를 중심으로 한 장려산업으로 외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고도의 기술을 갖춘 프로젝트를 하는 외자기업에 대한 세제 우대, 정부와 외자기업의 파트너십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6월 Grab은 Grab Ventures를 설립하고 싱가폴 정부와 연계한다고 발표했다. Grab Ventures는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을 키우는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진행하는데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사회공헌 성격도 지니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IT기업이 모이고 스타트업이라면 미국이라는 인식 속에서 Grab은 블루오션이었던 동남아시아를 선택했다. 동아시아라는 범주로 보면 인구가 약 16억 명인데 이것은 동남아시아 인구의 약 3배다. 각 나라마다 언어도 통화도 다르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Grab의 ‘하이퍼로컬 전략’이 증명했다. 해결해야 할 정치적 과제, 규제의 문제가 존재하지만, 각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의 유무. 이것이 무엇보다 포인트가 될 것이다.

 Grab을 위협하는 존재 

Grab도 안주하고 있진 않다. 우버는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Grab에게 넘겼지만, Grab을 위협하는 경쟁자는 같은 동남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한 배차 서비스 스타트업 GO-JEK은 2019년 1월 필리핀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Coins.ph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GO-JEK은 2010년 인도네시아에서 핵심 교통수단인 바이크택시와 고객을 플랫폼 상에서 매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베트남에서, 2019년에는 싱가폴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속적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사실 GO-JEK을 설립한 인도네시아인 경영자인 나딤 마카림도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 출신으로 Grab의 앤쏘니 탱의 오래된 친구다.

GO-JEK은 결제 서비스인 GO-PAY를 제공하고 라이드쉐어링 결제는 물론 공공요금이나 휴대폰요금 지불 등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핀테크도 하고 있는 GO-JEK의 블록체인 사업 참여는 라이드쉐어링을 중심으로 하는 공유경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독자적 토큰이나 암호화폐의 도입에 의해 결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라이드쉐어링 서비스의 수수료와 제공 가격을 더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우버가 Grab에게 동남아시아 사업권 매각했을 때만 하더라도 싱가폴 정부는 Grab에 의한 시장 독점을 크게 우려한 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인 GO-JEK이 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어 Grab 역시 바짝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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