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니콘 기업에게 배우는 스케일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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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은 스타트업 왕국인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꽤 많이 탄생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기업 정보 리서치 회사인 Dealroom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현재 유럽에서 탄생한 유니콘 기업은 약 160개 사에 이른다.

유럽은 EU라는 큰 틀 안에서 독자적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고 그 경제 규모는 미국과 맞먹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최대 인구를 갖고 있으면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곳이 독일이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탄생한 유니콘 160개 사 중 독일의 유니콘 기업은 27개 사다. 영국의 75개 사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역사적으로 독일에서는 음악이나 철학 분야에서 유명인이 많이 탄생했었는데,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어떤 아이디어가 태어나 유니콘으로 성장했을까? 독일에서 태어나 세계로 발돋음한 유니콘 기업들 중 특히 ‘스피드’와 ‘데이터’로 주목받는 기업을 소개한다.


Delivery Hero(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Delivery Hero는 2011년 베를린에서 설립된 음식 배달 서비스 회사다. 2017년 4억6,500만 유로 규모의 IPO를 하여 설립된 지 불과 6년 만에 독일 역사상으로 봐도 유수라 할 만한 규모의 상장을 했다. 당시 시점에서의 시가총액은 47억 유로였지만 2019년 5월 시점에는 87억 달러에 달했다.

Delivery Hero는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 같은 가게, 고객, 그리고 배달원을 연결하는 음식 배달 플랫폼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배달을 하지 않았던 가게에도 앱을 통해 배달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글로벌 서비스로는 Uber Eats가 유명하다. 하지만 Delivery Hero가 독일에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1년이다. Uber Eats의 전신인 Uber Fresh 서비스가 2014년에 시작된 걸 생각하면 상당히 빠른 단계에서 공유 비즈니스 개념을 음식 배달 사업에 적용했음을 알 수 있다. Delivery Hero의 성공은 빨리 시장을 개척한 선행자 이익을 쉽게 알 수 있는 사례다.

Delivery Hero는 설립된 2011년에 다수의 벤처캐피털로부터 400만 유로를 조달하자마자 그해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으로 진출했다. 영국에서는 마찬가지로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던 Hungry House를 인수했다. 그 후 2012년 해외 사업 규모 확대를 목적으로 6,500만 유로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스웨덴, 폴란드, 핀란드에서 동종의 사업을 인수했다. 같은 해에 한국와 중국에도 진출하여 한국에서는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분야에서 2위까지 성장했다. 물론 1위는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다.

그 후에도 각국에서의 사업 확대를 진행한 Delivery Hero는 2017년 6월 IPO를 실시했다. IPO 당시 동사의 CEO는 “수익성은 사업 규모에 비례하므로 가능한 한 빨리 확대시키고 싶다”고 언급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4억6,500만 유로를 조달했으며 기술 기업으로서는 과거 2년 동안 유럽 최대 규모의 IPO였다.

Delivery Hero의 글로벌 규모의 성장 요인은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의 노하우를 확립하자마자 순식간에 해외로 사업을 확장한 스피드에 있다. 동사는 현재 40개국 이상에서 비즈니스를 전개 중이고 제휴 레스토랑 수만 해도 25만 개를 넘었다. Delivery Hero는 인수한 해외기업의 회사명은 변경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처음부터 사업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현지 기업을 인수하여 현지에서의 브랜드를 그대로 이용하고 해당 인력도 활용했다.

기존에 다른 나라나 지역에서 스케일업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언어나 법률과 같은 장벽을 초월하여 로컬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Delivery Hero는 어디까지나 스피드를 중요시하고 선행자 이익을 확보하고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이를 곧바로 사업 확대 비용에 충당했다. 항상 방심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진행했고 지속적인 금욕적 자세가 독일 유수의 유니콘을 낳았다고 할 수 있다.

Hellofresh(밀키트 배송 서비스)

Delivery Hero와 마찬가지로 독일에서 ‘음식’ 관련 스타트업으로 등장한 유니콘이 베를린의 Hellofresh다. Delivery Hero는 음식점의 요리를 배달하는 서비스라면 Hellofresh가 주력한 것은 밀키트(식재료키트)를 정기구입하는 서브스크립션이다.

Hellofresh에 주문하면 식재료뿐 아니라 레시피도 배송된다. 30~40분만에 조리할 수 있는 메뉴로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고객 스스로 조리한다는 ‘체험’을 제공한다. 그 주에 배송받을 식재료와 레시피는 스마트폰 앱에서 간단히 선택할 수 있다.

동사는 Delivery Hero와 마찬가지로 2011년이라는 빠른 시기에 10명의 고객에게 밀키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후 독일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Rocket Internet의 지원을 받아 2012년 초 현재의 모델을 확립했다. 이 회사도 선행자 이익을 확보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해에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네덜란드로 사업을 확대했고 2014년에는 월 100만 개의 밀키트를 배송하는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2019년 현재 독일,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레일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캐나다, 뉴질랜드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9월부터는 스웨덴에서도 밀키트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같은 업종에서 2012년 등장한 미국 기업인 Blue Apron에게 추격당하는 모양새로, 와인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도 제공했다.

2017년 11월 IPO를 실시하여 17억 유로를 조달했다. 미국 경쟁사인 Blue Apron도 같은 해 6월에 IPO를 했지만 이 회사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반토막나는 등 IPO 후에 고전하고 있다. 반면 Hellofresh는 순조롭게 실적을 쌓고 있고 2018년 미국에서도 Blue Apron에게서 업계 1위 자리를 뺐었다.

미국 이외에서 사업을 하지 않던 Blue Apron과 달리 글로벌 전개를 계속하는 Hellofresh의 강점은 전 세계에서 모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다. 2017년 시점에 이미 130만 명을 넘는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시즌별로 어떤 식품이 선호되는지를 분석하여 식재료를 준비한다.

고객으로부터 받는 개별 피드백에 더해 각국의 식문화나 이벤트(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등)의 중요도도 가미하고 데이터 분석 툴을 이용해 통계 정보를 작성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Hellofresh는 전 세계에서 얻은 빅데이터를 토대로 고객이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는 레시피를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사에서는 베지테리언용 메뉴를 옵션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Hellofresh에서는 베지테리언을 위해 특별한 레시피를 준비하고 있다. 밀키트 시장에는 150개 사 이상이 경쟁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 고객의 지지를 계속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밀한 고객 대응이 필수 사항이다.

직접 조리한다는 ‘체험’과 빅데이터로 뒷받침된 상품 개발, 그리고 서브스크립션. 이 3가지 요소를 강점으로 하여 독일에서 등장한 Hellofresh는 미국에서 업계 Top에 올랐다.

AUTO1 Group(중고차 거래 플랫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는 AUTO1 Group은 2015년 8월 유니콘이 된 후 순조롭게 자금 조달을 해오고 있고 2018년 1월에는 소프트뱅크 비젼 펀드에서 4억6,000만 유로를 조달했다.

AUTO1 Group의 사업 특징은 3가지의 다른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모두 중고차 매매 관련 플랫폼인데 B2B, C2B, B2C로 각각 사업 영역이 다르다.

AUTO1.com은 중고차 딜러용 거래 사이트다. 딜러는 포트폴리오 중에서 필요없어진 중고차를 이 사이트에서 옥션 거래할 수 있다. 30개국 이상, 5만5,000명 이상의 등록 딜러가 여기에서 중고차를 거래한다. 즉 AUTO1.com은 독립 딜러의 수중에서 잠자고 있던 중고차를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딜러에게 판매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wirkaufendeinauto.de는 일반 고객용 중고차 거래 사이트다. 차를 팔고 싶은 유저는 온라인에서 심사를 의뢰할 수 있다. 이 비즈니스에서는 AUTO1이 고객의 차를 구입자를 찾을 때까지 일시 보관한다. 판매자는 10일 정도면 차를 판매할 수 있는데 이 스피디함이 인기를 모았다.

위의 2가지 서비스는 2012년 설립되었고 여러 차례 자금 조달을 거쳐 2017년 개설된 것이 AutoHero다. AutoHero는 일반 고객용 중고차 판매 사이트로 고객은 딜러가 웹 사이트 상에 출품한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 차종, 생산연도, 주행거리, 가격대를 묶어 검색할 수 있고 구입자와 판매자 쌍방에게 AutoHero는 중고차 매매 플랫폼이 된다.

AUTO1 Group의 강점은 역시 데이터에 있다. 위의 3가지 웹 사이트에서 중고차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장의 수급 상황에 대응하여 각각의 플랫폼에서 매매 가격이 결정된다. 3가지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를 독자 알고리즘으로 분석하여 응용하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하나의 시장에서 개별로 움직이고 있던 중고차 딜러와 고객의 중개자가 되어 그곳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성과 서비스의 충실도를 높이는 전략이 IT 업계의 거인인 소프트뱅크의 관심을 얻은 것일지도 모른다.

N26(온라인 뱅킹)

2019년 1월 유니콘이 된 N26은 스마트폰 전용 은행으로 유럽 최대 규모로 성장한 베를린에 위치한 스타트업이다. 2013년 ‘Number 26’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N26은 ‘유럽에서 최초의 완전한 모바일 은행’을 내세우며 현재 유럽 24개국과 미국에서 사업을 전개하여 약 23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N26의 CEO는 독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Rocket Internet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동사에서 결제 서비스 스타트업 2개사의 사업을 다루고 있었고 당시 인맥이 나중의 N26의 자금 조달에도 활용되었다. 2019년 7월에는 시가평가액 35억 달러로 1억7,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지금까지 총조달액은 6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N26의 최대 특징은 불과 5분 만에 간단히 스마트폰으로 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료 계정이라도 계좌 유지 수수료는 없고 계좌에 최저 잔고를 넣어둘 필요도 없다. 마스터카드 직불카드 또한 무료로 발행된다. 또 편리한 점으로 하나의 계좌 안에서 저축용, 납세용 등으로 개별 용도로 따라 Space라는 작은 계좌를 2개 이용할 수 있다. 유로권에서의 수수료는 무료이고 유로권 이외에서도 0.4%~1% 정도로 저렴하다.

한편 N26에서는 무료 계정 이외에 상위의 유료 플랜으로 ‘You’와 ‘메탈’을 갖고 있다. ‘You’는 월 9.9유로이고 ‘메탈’은 월 16.9유로다. ‘You ’에서는 전 세계의 ATM에서 무료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무료 계정으로는 1.7% 수수료가 든다. 또 무료 계정의 경우 2개까지였던 Space를 10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메탈’에는 여행 보험, 앱으로 전용 고객 지원, 위워크나 호텔닷컴 같은 유명 기업이나 음악 플랫폼 Tidal, 온라인 어학공부 앱 Babbel 등의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P2P 해외 송금 서비스인 TransferWise와 제휴하여 N26 유저 간에는 무료로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 2016년에는 프리랜스와 자영업자용의 비즈니스 계좌 ‘N26 Business’를 론칭했다. 간단 소액 투자 앱인 ‘N26 Invest’도 제공하며 모든 것이 스마트폰으로 완결되는 편리함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매력이다.

온라인 뱅크에 계좌를 열고 스마트폰 한 대로 자산을 관리하고 싶다는 밀레니얼 세대에 타겟을 맞춰 그 고객층에게 친근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그 니즈에 대응했다. 향후 융자나 보험 상품도 취급하게 될 것이다.

2018년에는 중국의 텐센트가 N26에 출자했다. 2019년에는 텐센트의 추가 출자와 다수 벤처캐피털의 출자를 받아 총 3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에 미국에 진출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N26에는 최저 입금액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은행 계좌의 개설이나 유지를 위해 일정액을 계좌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빈곤층의 배제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만 N26의 미국 진출은 핀테크 분야에서 그러한 미국 사회를 바꿀 가능성까지 있다.

N26은 고객 계좌의 입출금 정보를 분석하고 월급날 이틀 전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앱에는 지불 이력을 이용한 가계부 기능도 있다. 전 세계 고객의 ‘음식’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하는 Hellofresh처럼, N26은 전 세계 개인의 자금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를 입수하여 금융 서비스에서 또 한 걸음 진보를 이뤄낼지도 모른다.

N26은 향후 브라질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대륙을 넘어 N26의 이용이 확대되면 전 세계 사람들이 스마트폰 앱에 같은 은행의 계좌를 갖게 된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은행’이라는 개념 그 자체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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